‘학문과 평화’의 스승, 영원히 잠들다

미원 조영식 박사, 91세를 일기로 2012년 2월 18일 별세
경희학원 학원장으로 장례식 엄수, 2012년 2월 23일 영결식


조영식 경희대학교·경희사이버대학교 설립자 겸 경희학원 학원장이 지난 2012년 2월 18일 경희의료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미원(美源) 조영식 박사는 1921년 평안북도 운산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으며, 미국 마이애미대학교 명예법학박사 등 34개의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1951년 피난지 부산에서 신흥초급대학을 인수한 조영식 박사는 ‘문화세계의 창조’라는 창학이념 아래 경희대학교를 ‘학문과 평화’의 요람으로 성장시켰다. 1961년 유치원에서 대학원에 이르는 일관교육체제를 확립하고 경희학원을 설립했다. 경희의료원 설립과 함께 한의학을 부활시켜 현대의학과 동양의학을 접목한 ‘제3 의학’을 창안했다.


‘문화세계의 창조’ 이념 아래 교육·연구·실천의 학풍 확립
조영식 박사는 대학의 기본 사명인 교육과 연구를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경희대학교가 대학다운 미래대학으로 도약하는 기반을 다졌다. 그와 동시에 지역적, 국가적, 지구적 사회봉사활동을 활발히 전개, 대학의 공적 책임을 실천해왔다. 교육·연구·실천의 창조적 결합은 그에 의해 확립된 경희 고유의 학풍이다.


조영식 박사는 1950년대 중반부터 전쟁의 폐허 위에서 농촌계몽운동, 문맹퇴치운동, 잘살기운동을 펼치며 조국 근대화에 앞장섰다. 1970년대 들어서는 시야를 한반도 너머로 확장시켜 밝은사회운동, 인류사회재건운동 UN을 비롯한 국제기구 및 세계시민사회와 손잡고 평화운동에 앞장섰다. 그는 교육을 통해 세계평화를 구현한 20세기 최초의 교육자이자 사상가, 평화운동가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평화의날 제정에 선도적 역할
조영식 박사는 1965년 세계대학총장회(IAUP) 창설을 주도해 전 세계 지성들과 함께 인류의 미래를 모색했다. 그는 세계대학총장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영구명예회장에 추대됐다. 이외에도 세계대학총장회 산하 평화협의회(HCP) 의장, 밝은사회국제클럽(GCS International) 국제본부 총재, 인류사회재건연구원 총재, 오토피아평화재단 총재, 통일고문회의 의장으로 활동했다. 그는 세계평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1회 세계인류학자 대회에서 ‘인류 최고 영예의 장’을 수훈했다. 이밖에도 함마슐트상, 세계대학총장회 세계평화대상, UN 평화훈장, 아인슈타인 평화상, 비폭력을 위한 마하트마 간디상, 대한민국 정부 국민훈장 무궁화장, 만해평화상 등 67개의 상훈을 받았다.


조영식 박사는 1981년 UN이 세계평화의 날과 해를 제정하는 데 선도적 역할을 수행했다. 그는 그해 7월 코스타리카 산호세에서 열린 세계대학총장회에서 이를 처음으로 제안했으며, 제36차 UN총회는 만장일치로 결의안을 채택했다.


그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도 크게 기여했다. ‘일천만 이산가족 재회 촉구를 위한 범세계 서명운동’을 전개해 153개국 21,002,192명의 서명을 받아냈다. 이는 세계기네스협회가 인증하는 최다 국가·최다 서명 세계기록이었다.


조영식 박사는 한·미간의 우호 증진에도 크게 기여했다. 1978년 미국 몬태나 주정부는 고인의 제안으로 ‘한국 우정의 주간’을 선포했다. 1989년 8월 미국 의회는 세계평화 구현에 기여한 그의 공로를 기리며 국회의사당에 조영식 학원장 이름으로 성조기를 게양했다.


또한 아르헨티나 팔레르모대학은 ‘조영식 평화강좌’ 개설과 함께 ‘조영식 평화전당’을 헌정했으며, 멕시코 과달라하라대학도 ‘조영식 평화강당’을 헌당했다. 독립국가연합(CIS) 학술원은 ‘제3 민주혁명’ 이론을 창시한 공로를 인정해 조영식 박사를 정회원으로 선정했다.


저서로는 <민주주의 자유론> <문화세계의 창조> <교육을 통한 세계평화> <인류사회의 재건> <세계평화: 그 위대한 소명> <세계평화대백과사전> <지구촌의 평화> <동양의학대사전> <아름답고 풍요하고 보람있는 사회>(연설문집, 전5권)을 비롯해 51권이 있다.



서울·국제·광릉 캠퍼스에 빈소 및 분향소 마련
장례는 학교법인 경희학원(이사장 김용철) 학원장으로 치러지며, 빈소 및 분향소는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평화의 전당, 국제캠퍼스 중앙도서관 로비, 광릉캠퍼스 대회의실에 마련됐다. 영결식은 2012년 2월 23일 오전 9시에 거행되며 장지는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삼봉리 선영이다.


유족으로는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 조인원 경희대학교·경희사이버대학교 총장 등 2남과 조여원 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 교수, 조미연 학교법인 경희학원 이사 등 2녀, 사위 독고윤 아주대 경영학부 교수, 구자명 LS니꼬동제련 대표이사 회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