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위기에 처한 의료원을 모른체할 수 없었다' 2002년 경희의료원의 장기파업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의료원장에 선임된 윤 충 원장은 취임 당시의 심경을 담담히 털어놨다. 그도 그럴것이 파업 후유증을 심하게 앓고 있던 당시 상황에 의료원장직 수락은 윤 원장에게 적잖은 부담으로 다가왔을 터. 분열된 조직을 회합해야했고 직원들의 떨어진 사기도 북돋아줘야 했다. 상처투성이인 의료원 내부는 치유의 손길이 너무 많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윤 충 원장은 고심끝에 의료원 수장직을 수락하고 즉시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반평생을 수술실에서만 보낸 그가 이번엔 의료원 치유를 위해 메스를 집어든 것이다. 그 후 2년, 경희의료원은 장기파업의 후유증을 말끔히 털어버리고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윤 충 원장의 추진력과 직원들의 애사심이 맞물리면서 의료원은 빠른 속도로 정상 궤도를 찾은 것이다. 그런 경희의료원이 올 해 33돌을 맞았다. 개원 이래 최대 고비였던 장기파업을 성공적으로 극복한 윤 충 원장을 만나 향후 의료원이 나아갈 길을 들어봤다.[편집자주] 새옹지마(塞翁之馬) 지난 2002년은 경희의료원 개원 이래 최대 고비였다. 장기파업은 바로 의료원 경영수지 악화로 나타났고 노사간 갈등의 골을 깊게 했다. 잘 나가던 경희의료원이 '존폐위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처한 것. 하지만 장기파업으로 인한 의료원 존폐의 위기 의식이 직원들 사이에 자리잡으면서 경희의료원은 놀랄 정도로 빠르게 파업의 아픔을 치유해 갔다. 의료원 경영 정상화는 직원들의 결속력 덕분이었지만 직원들을 하나로 뭉치게 한 것은 바로 윤 충 원장이었다. 하지만 그는 한사코 이를 부인했다. "직원들이 나를 믿고 따라주지 않았다면 의료원은 아직도 파업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었을 것"이라며 모든 공을 직원들에게 돌렸다. 윤 충 의료원장 경희의료원 변화의 구심점 "장년기로 접어든 경희의료원은 변화의 구심점이 필요하다" 현재 경희의료원 상황을 진단해 달라는 질문에 윤 충 원장은 이렇게 답했다. 윤 원장은 "70년대 초 개원 이래 지속적인 성장을 해 오던 경희의료원이 최근 평행선을 긋고 있다"며 "이제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그 변화의 구심점이 바로 내년 개원 예정인 '고덕의료원'이 될 것이라고 윤 원장은 자신했다. 고덕의료원은 경희의료원이 재도약을 위해 10여년이 넘게 공들여 온 작업으로, 의료원 조직 내부에서도 적잖은 기대를 하고 있다. 윤 원장은 "고덕의료원 개원을 계기로 경희의료원의 변화는 시작될 것"이라며 고덕의료원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캐치프레이즈 "안정된 직장을 만들자", "자랑스러운 직장을 만들자", "정이 오가는 직장을 만들자" 윤 충 원장이 취임 후 내건 경희의료원의 캐치프레이즈다. 그는 이 캐치프라이즈를 임직원 승진시험에도 출제할 정도로 상당한 애착을 갖고 있다. "한 직장의 수장으로써 직원들에게 만들어 주고 싶은 직장 모습을 이 세가지 표어에 담았다"는 그는 이를 현실화 하기 위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월례조회의 활성화와 정례화 된 의료원 주변 아침청소 등은 윤 원장의 의지를 잘 보여준다. "짱아치 원장이 너무 간섭을 많이해 직원들이 괴로울 것"이라며 환하게 웃는 그의 모습에서 경희의료원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도약의 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2004-10-03 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