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의 의학전문대학원 체제 전환 추진에 서울대, 연세의대 등이 거부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세간의 이목이 또다시 경희대로 쏠리고 있다. 서울지역 의대 중 가장 먼저 의학전문대학원체제로 전환했으며, 더욱이 최근 부분도입에서 완전도입으로 확대추진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모두가 거부하는 의학전문대학원제도, 무엇이 문제이며, 그 와중에도 경희대는 왜 선택했는가? 의학전문대학원 제도의 궁금 사항을 경희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안희경 원장을 만나 들어보자.
● 내년부터는 전원 의학전문대학원생만 선발
경희의대는 2003년 의학전문대학원제를 전격적으로 채택했다. 그해 의예과 신입생 정원 120명 중 절반만 선발했고, 올 2005년부터 대학을 졸업한 학사출신 55명(정원 110명)을 의예과 학생과 동시에 선발했다. 이후 1년 동안 준비과정을 거쳐 내년부터는 의예과 학생은 선발하지 않고, 학사출신만 뽑는 완전형 의학전문대학원 제도를 채택하기로 했다. 안희경 대학원장은 "모든 준비는 끝났고 100% 성공을 확신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 의학전문대학원의 도전과 기회
모든 것에는 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기존의 예과 2년과 본과 4년을 다니는 2+4에서 일반학부과정 4년과 대학원 4년을 다니는 4+4제도는 교육기간이 늘어나 시간과 경제적인 부담이 생길 뿐만 아니라 일반 학부과정이 의학계열 입시를 위한 입시장이 될 수 있다. 또한 고학력 재수생이 양성되는 등의 문제점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로 인해 안 원장도 처음에는 반대했다. 그러나 반대여론을 설득해 나갔다. 단점들만 보기 시작하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없다는 소신에서다. 동료 교수들을 만나고, 학생들과 맞장토론도 서슴치 않았으며, '후배가 없어진다'며 반대하는 동문들을 설득해 나갔다.
● 과감한 투자 힘입어 성공 확신
이태원 교수(신장내과) 등 뜻이 맞는 몇몇 교수들과 머리를 맞댔다. 역사가 오래되고 규모가 큰 의대가 반대한다고 덩달아 반대만 해서 그들과 경쟁할 수 없다는 절박감에서부터 시작했다. 대학당국으로부터 대폭적인 지원도 약속받았다. 정부로부터 교육과정개발비 1억 6천만원과 기자재도입비 6억 1천만원을 이미 지원 받았고 향후 8~10억원을 지원받기로 약속받았다. 대학당국으로부터는 약 20억을 지원받았다. 정부지원금은 주로 학생임상실습에 필요한 기자재를 구입했고, 대학지원금은 시설개선에 주로 사용했다. "발전을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고, 첨단화된 연구기자재와 연구비가 많아야 노벨상도 나오는 것이 아닙니까?'"
의학전문대학원 장점 중 제일은 세분화되는 사회변화의 요구에 순응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의사가 진료와 연구만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의료와 법률, 공학과 경영이 만나기 시작했고 접목됐으며 심지어 예술과도 결합되는 시대가 됐습니다. 의사가 이 모두를 잘 할 수 없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선발해 의학과 접목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의학전문대학원에 들어온 학생들이 기존 의대생에 비해 직업의식이나 학구열이 높다는 잠정이 있다. 무섭게 공부하는 대학원생들과 같이 배우는 예과 1학년생들도 덩달아 학습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고 강조한다.
● 의학전문대학원 특성화 방안
2005년 의학전문대학원에 지원한 학생 55명 중 서울대 8명, 고려대 7명, 이화여대, 연세대, 경희대 각 6명 등 우수한 인재들이 입학했다. 이들 가운데 교수로 임명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의 신입생도 있다고 귀뜸한다. 특별전형을 실시하여 전직 변호사 1명과 카이스트를 졸업한 과학도 2명을 선발했다. 20세부터 40세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현재 면학분위기 조성을 위해 교육 공간(국시실 등)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며 강의실, 음향시설 또한 최고 수준으로 설치 중에 있다. 또한 주차장 건물에 위치한 의학도서관을 확대 이전하기 위해 공사중에 있고 올해 9월에 준공 예정이다. 약 720평에 15만권의 책을 소장하고 있으며, 자료석 100석, 자유열람석 700석의 의학전문도서관이 개관할 것이다.
전문대학원을 졸업하기 위해서는 졸업논문을 작성, 통과해야 의무석사가 주워진다. 또한 환자치료를 위한 의학영어 발표 수업을 원어민들이 직접 원어로 교육하고 있으며, 인체유전학 등 5학점 이상을 일반 학부생들보다 더 수강해야 한다. 현재 55명 전원이 교수와 학생 1:1 지도제도인 맨토 맨티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의예과 학생들은 한 학년당 한명의 지도교수가 전담하는 형태와는 확연히 다른 지도법을 선보이고 있다. 의학전문대학원은 맨토 맨티 제도를 실시해 교수 1명과 학생 1명을 전담해 지도하여 3차례의 활동 보고서를 작성하여 활동 평가 및 수정하는 과정을 거쳐 학생이 학업에 좀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게 돕고 지도하고 있다. 스파르타식 공부방법을 채택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잘 따라오고 있다고 한다.
"어떤 것이든 발전을 위해서는 추진하는 과정에서 단점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한가지의 단점이 있다고 열가지 장점을 버려서는 안될 것입니다. 10가지의 장점을 밀고나가면서 단점은 보완점을 찾아가는 것이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경희의료원보 제300호 (2005년 6월호) / 만나고 싶었습니다 pp.2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