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하러 나같은 사람을 인터뷰해.” 의과대학 생리학 교실에서 만난 김창주교수의 첫마디였다. 더벅머리에 왜소해보이는 어깨가 인상깊게 들어왔다. 하지만 외모는 그를 판단할 잣대는 아니였다. 지난 2003년 제자 장미현씨가 ‘논문왕’으로 언론에 보도되면서 세상에 알려진 김창주교수. 지금까지 SCI(Science Citation Index)에 등재된 제자들의 논문이 1인당 평균 20편이상이다. SCI란 미국의 한 민간 과학정보연구원 ISI(lnstitute for Scientific lnformation)에서 국제 저명 학술지를 대상으로 학술정보를 분석하여 제공하는 과학기술논문색인을 말한다. 쉽게 말해 과학자들이 논문을 기고하는 학술지들을 나름의 기준으로 평가해서 그 학술지에 게재된 것만 수록한 목록이다. SCI에는 발표한 논문의 수와 그것을 인용한 논문의 횟수 등을 담고 있어 한 나라의 기초과학 수준이나 논문의 질적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 현재까지 SCI에 등재된 논문의 최고기록은 35편. 올해는 40편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김 교수는 바로 손사래를 친다. 그는 “SCI에 등재되는 논문의 수는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며 “학생들이 실험실에 들어온 목적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고 말한다. 지속적으로 실험을 하고 논문을 써야 프로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SCI 논문을 많이 쓰면 그 자체로 교육이 되며 이는 곧 학생들의 높은 수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인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방식으로 교육시킬까. 제자들을 논문왕으로 키우는 왕도가 궁금했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그의 스타일은 ‘무식’이다. 김 교수는 “자전거를 머리가 아닌 몸으로 배우듯이 연구도 마찬가지다.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며 “하지만 잔머리 굴리며 대충 때울려고 하는 학생은 정말 질색”이라고 얘기한다. 그속에서 제자들이 스스로 논문을 쓸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일단 학생들이 직접 연구거리를 찾아 실험을 하고 결과를 정리해 논문을 써오면 김 교수는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교정해준다. 논문이 저널에 올릴 수준이 될 때까지 심한 욕설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직도 진행중인 논문이 셀 수 없이 연구실 한켠을 차지하고 있다. 혹독하게 제자들을 키우는 그의 하루가 궁금해졌다. “학회나 발표 때를 제외하고는 늘 연구실에서 지내고 있다."고 말하는 김 교수. 어찌보면 평범한 대답이나 연구실을 내집삼아 6년째 살고 있는 그의 열정이 묻어있다. 가족이 있는 진짜집(?)은 몇 달에 한번정도 정말 피곤하고 힘들 때 간다고 한다. 바쁜 일상속에서 요즘은 연구 프로젝트 얻으러 동서분주하고 있다. 자본이 있어야 연구실이 운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구비 얻기가 만만치 않다고 토로한다. 결국 그는 사비까지 털어 학생들이 연구하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도와주고 있다. 제자들이 교수가 됐을 때 눈물나도록 기쁘다고 말하는 김창주 교수. 결국 그의 열정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이 내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믿고 여기에 들어온 학생들을 위해서다.”며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았다”고 서둘러 자리를 일어서는 김 교수. 제자들이 지속적으로 논문을 쓸 수 있도록 열성적으로 훈련을 시키고, 실험실 생활이 어렵지 않도록 항상 힘쓰고 있는 그의 열정과 노력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김동혁 기자(eastfire77@news.khu.ac.kr) 출처 : 인터넷 Future 경희